남한산성의 주요 시설에는 성곽, 성문 그 외 성 안에 마련된 여러 시설들을 들 수 있다. 성내시설은 행궁, 관아, 창고, 사찰, 사당, 취수시설 등이 있는데 이번 글에서는 행궁과 관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한다.
행궁
행궁이란 왕이 도성을 떠나 머무는 곳으로 별궁 또는 이궁이라고도 하였다. 조선시대의 행궁은 전국적으로 20여 개소나 있었다. 그러나 남한산성의 행궁은 종묘와 사직을 갖추고 있는 임시수도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점이 다른 행궁과 다르다 할 수 있다. 남한산성이 다른 산성과 달리 잘 관리되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성내의 행궁이 마련되었기 때문에 더욱 보장지처로서의 역할이 큰 산성이었다. 이러한 남한산성의 행궁은 1909년까지 잘 남아있었는데, 일제에 의해 민족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행궁건물을 훼철하였다.
상궐
상궐은 행궁의 내행전으로 임금의 침소공간이다. 이 건물은 인조 2년(1624) 총융사 이서가 남한산성의 수축과 함께 마련하였다. 상궐은 정면 7칸, 측면 4칸으로 면적은 180㎡으로 중앙 3칸은 대청이고, 좌우측 2칸은 온돌이 있는 방으로 조성하였다. 이 건물은 일반 민가와 달리 부엌과 부뚜막이 없는 점과 벽장 등에 수납공간이 없는 점이 특징적이다.
하궐
하궐은 상궐의 외행전으로 상궐보다 낮은 위치에 마련되었다. 하궐의 조성은 상궐과 마찬가지로 인조 3년(1625)에 준공하였다. 하궐의 규모는 정면 7칸, 측면 4칸으로 전체 154칸이라 하였다. 조사결과 동서 30m, 남북 70m이나 되는 규모로 면적은 2,100㎡이다.
좌전
좌전은 도성에서 좌측에 종묘, 우측에 사직을 두는 중국의 주나라시대의 도성배치법에 따른 것에서 비롯된다. 도성제의 좌묘우사의 기준에 따라, 좌전은 종묘에 해당되는 곳이다. 숙종 37년(1711)에 부윤 김치룡에 의해 우실과 함께 지어졌는데, 좌전은 종묘와 마찬가지로 영녕전과 정전으로 구분되는데 다 같이 정변 5칸, 퇴칸을 포함하여 측면 3칸으로 되어 있다.
우실
우실은 사직단에 해당되는 곳으로 숙종 37년(1711) 좌전과 함께 건립되었다. 사직단을 우실이라 한 것은 중국의 주 나라 때의 도성 배치법에 따라 우실의 위치는 남문에서 북동방향 약 300m 지점에 해당되는 구릉지 지역으로 아직까지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관아
관아는 조선시대의 행정 기관으로, 지역 행정뿐 아니라 군사적 방어를 담당하던 곳이다. 이곳에는 주로 관리가 상주하며 지역 주민의 행정 업무를 처리하고, 법률을 집행하는 기능을 수행했다. 또한, 유사시에 군사 작전을 지휘하고, 성의 방어와 관련된 의사결정을 내리는 지휘소 역할도 맡았다.
좌승당
상궐 내행전의 북쪽에 마련된 좌승당은 유수의 집무실이다. 이 건물은 순조 17년(1817) 당시 광주 유수 심상규가 건립하였다. 좌승당이란 명칭의 의미는 이길만한 계책만 있다면 앉아서도 적을 물리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건물규모는 정면 6칸, 측면 3칸으로 된 겹처마 팔작으로 방과 마루로 되어 있다.
일장각
성안의 행궁 하궐 왼쪽에 있었던 관아로 정확한 용도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8칸 규모의 건물로 현재는 터만 남아있다. 일장각은 청량산의 다른 이름인 일장산을 전각의 이름으로 하였다. 일장각은 순조 29년(1829)에 유수 이지연이 세웠다고 한다.
연무관
인조 2년(1624년) 건축된 연무관은 군사들이 무술을 연마하던 곳으로, 처음에는 ‘연무당’ 또는 ‘학무당’이라고 불렸으나 숙종이 수어사 김좌명에게 개축하도록 했고, ‘연병관’이라 하였다가, 정조 때 다시 ‘수어영’이라고 개칭한 바 있다. 남한산성의 한복판의 북쪽 산기슭에 있으며, 이곳에서는 군사들의 훈련과 무술시합이 이어졌으며 활쏘기연습장도 있었다고 한다. 연무관은 정면 5칸, 측면 3칸의 겹처마 팔작지붕형식이다. 건물은 내 외부 모두 단청을 하였는데, 전후에는 용문이, 측면 한쪽에도 봉문을 그린 별화가 있다.
이아
이아는 남한산성 내의 행정관청의 중심지였다. 영조 24년(1748) 이후 이아가 행정관청의 중심지로 자리를 잡게 되는데 남한산성 축성당시 행궁 남쪽사면에 있었던 관아들이 대부분 이곳으로 옮겨지게 되었다. 현재는 터만 남아있다. 그 외에 비장청, 교련관청, 기패관청, 본청, 군관청, 별군관청, 친아병초관청, 표하청, 사후청, 서리청, 청직청, 순령수청, 치수청, 군우청, 훈도청, 세악수청, 영노청, 승도청, 향청 이하는 이아라 하는 지각관청, 방영군관청, 속임장관청, 포도군관청, 서리청, 순, 종각, 마파, 옥, 여옥 등이 있었다.
인화관
인화관은 행궁의 객사 건물로 인조 2년(1624)에 목사 유림이 건립하였으며 건물의 전체규모는 68칸이었다. 인화관은 행궁의 객사이므로 다른 일반객사에 비해 위계가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남한산성 안에 갖추어진 성내시설 중 행궁과 관아에 대해서 알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