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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성곽의 장대, 군포, 옹성, 포루, 기타

by bibianinto 2024. 10. 16.

지난 글에서는 남한산성 성곽의 여러 구성요소 중 핵심적인 방어 시설인 원성과 외성에 대해 상세히 살펴보았다. 이번 글에서는 성곽의 나머지 주요 구성요소인 장대, 군포, 옹성, 포루와 기타 시설들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들 시설에 대한 이해를 통해 남한산성의 구조에 대해 더 깊이 있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장대

장대란 전쟁 시나 군사훈련을 위해 마련한 장수의 지휘소를 말한다. 장대는 성내의 지형 중 높은 곳으로 지휘와 관측이 용이한 곳에 설치한 예가 대부분이고, 일부는 성내에 넓은 대지에 병사들의 훈련을 위해 마련한 경우도 있다. 장대는 전시에는 지휘소의 역할을 수행하나, 일부 장대는 평시에 성곽관리와 행정기능도 수행한 예도 있다. 장대건물의 형식은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방형으로 된 단층의 모임지붕이나 중층의 건물형식이 많이 보이나, 일부는 대형의 누각건물형식으로 마련된 경우도 많이 보인다. 즉 장대건물은 단순한 관측이나 지휘시설에서 성내의 가장 중요한 행정시설의 역할을 하였던 건물이어서 규모와 형식이 다양하다. 남한산성에는 동서남북으로 각 방향에 장대를 두었고, 후대에 외성이 마련된 봉암성에도 외동장대를 두게 되어 5개소나 되는 장대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 잘 남은 장대는 서장대 한 곳뿐이고, 나머지의 장대는 초석만 남아있어 위치만 확인되는 정도이다.  

 

군포

 

군포란 성을 지키는 군사들의 초소를 말한다. 중정남한지에 의하면 남한산성 내에는 125개소의 군포가 있었다. 군포가 마련된 지점은 성벽내부를 따라 배치되는 군사들의 초소역할을 하기 위해 일정간격마다 마련되었다고 여겨진다.  초소위치는 주로 외부로 돌출된 성벽인 곡성의 내부나 주변보다 다소 높은 지점의 대지에 마련되어 있었다. 군포의 형식은  정면 2~3칸, 측면 1칸의 와가 형식의 건물로 전면을 제외한 삼면은 토석으로 된 벽으로 하여, 외기에 대비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옹성

 

옹성이란 일반적으로 성문을 외부에서 2중으로 두른 성벽을 일컫는다. 이러한 옹성의 기능은 출입이 편리한 성문지역에 2중으로 성벽을 둘러싼 반원형이나 방형의 형태로 조성된 예가 많다. 그러나 남한산성의 옹성은 성문에 마련된 이중벽인 옹성과는 그 성격을 달리한다. 남한산성에는 병자호란을 치른 경험을 바탕으로 중요지점에 5개의 옹성을 마련하였다. 남한산성에 마련된 옹성은 성문지역과는 관계가 없이 적의 접근이나 포격을 가하는 곳에 대응하기 위한 시설로 마련되었다. 남한산성에 마련된 옹성은 서북측에 연주봉옹성, 동쪽에 장경사신지옹성, 그리고 남쪽 검단산을 마주하는 지점에 3개의 포대(제1남포대, 제2남포대, 제3남포대)인 옹성이 있다. 이러한 옹성은 일반적인 옹성은 아니고, 용도 시설이라 하는 것이 더욱 적합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옹성이라 하는 것은 남한지에서 이러한 시설을 옹성이라고 표현하였기 때문이다.

 

포루

 

포루는 화포를 쏠 수 있도록 만든 시설물이다. 고려 말 최무선이 화약무기의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차츰 화약무기를 실전에 활용하는 예가 많아졌다. 특히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산성에도 화포를 쏠 수 있는 포루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병자호란이 끝난 후, 원성의 증개축과 외성을 축조하는 과정에서 포루시설의 마련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현재 남한산성에는 7곳에 포루가 마련된 것으로 보이는데, 대표적인 포루는 남쪽성벽지역에 나란히 마련한 3개의 옹성이 마련되었다. 옹성 내에 마련된 포대의 수는 제1남 옹성에 8개소, 제2남 옹성에 9개소, 제3남 옹성에 5개소가 있고, 장경사 주변에 2개소, 신지옹성에 2개소, 연주봉옹성과 봉암성에도 각기 1개씩 등의 포대를 마련하였다. 

 

기타

 

매염처

 

매염이란 소금을 묻어두는 것을 의미하는데, 중정 남한지에 의하면, 번염이라고 구운 소금을 7,647석 2두를 매 석마다 4덩어리로 만들면 3만 589덩어리가 된다. 그중 140석 560덩어리로 만들어, 구군기고의 좌측에 묻고, 243석은 972덩어리로 만들어 영고 주변에 묻었다. 401석 7두는 1,606덩어리로 만들어 신고 주변에 묻고 950석을 3,800덩어리로 만들어 영고 주변에 묻었으며, 5,912석 10두는 2만 3,651덩어리로 만들어 각처에 묻었다고 하였다. 

 

매탄처

 

매탄이란 숯을 묻어두는 것을 의미하는데, 북장대의 군포 앞에서부터 성내 각 사찰에 이르기까지 전후에 숯을 묻어둔 곳이 94개소이고, 숯은 24,192석이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성곽의 구성요소인 장대, 군포, 옹성, 포루와 기타 시설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다.